[오늘의 키워드] 주지사

뉴스나 일상에서 최근에 많이 언급되는 키워드를 정확하게 짚어드리는 “오늘의 키워드”입니다.

11월 4일, 결전의 날입니다. 여러 주에서 중요한 선거가 치러지는데요. 버지니아와 뉴저지에서는 주지사 선거가, 뉴욕에서는 시장 선거가, 또 텍사스에서는 하원 보궐선거가 진행됐습니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치러지는 선거입니다. 그만큼 이번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운영을 평가하는 자리이자, 각 정당의 향후 전국 선거 전략과 민심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주목받고 있는데요.

CNN은 이번 선거가 공화당과 민주당의 대립을 더욱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번에 주목받는 건, 버지니아와 뉴저지에서 치러지는 주지사 선거입니다. 그렇다면, 주지사는 어떤 자리일까요?

주지사는 각 주의 최고 행정 책임자이자 군통수권자입니다. 50개 주에는 각각 한 명의 주지사가 있고, 모두 시민들의 선거로 선출됩니다.

주지사 임기는 일반적으로 4년이지만, 버몬트와 뉴햄프셔만은 예외적으로 2년 임기를 두고 있습니다. 또 주지사 선거의 시기나 재선 규정은 주마다 조금씩 달라서, 이번 11월에는 오직 버지니아와 뉴저지 두 곳에서만 선거가 열립니다.

미국은 연방제 국가이기 때문에, 각 주가 자체 헌법과 입법·사법·행정권을 모두 가지고 있죠. 그래서 주지사 권한은 생각보다 훨씬 막강합니다.

주지사는 주 법안에 서명하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고, 사면권과 감형권, 주 방위군 지휘권, 행정명령권까지 가지고 있습니다. 또 주 예산을 편성하고 판사나 주요 공무원을 임명할 수도 있죠.

코비드19 팬데믹 당시 각 주지사들이 지역 봉쇄나 마스크 착용 의무를 서로 다르게 결정했던 것도, 각 주가 독립적으로 권한을 가지고 있어 가능했습니다. 

평소 주지사는 연방정부와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만, 재난이나 위기 상황에서는 긴밀히 협력합니다.

예를 들어 허리케인이나 산불 같은 대규모 재난이 발생하면, 주지사는 가장 먼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동원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피해 규모가 커져 주 대응만으로는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주지사는 연방정부에 재난 선포를 요청하는데요. 이때 연방정부가 요청을 승인하면, 연방재난관리청이 투입돼 복구 비용과 구호 인력을 지원합니다. 위기 앞에서 협력 체계로 전환된 모습이죠.

하지만 관계가 이렇게 항상 원만한 것은 아닙니다. 정책 방향이나 이념 차이로, 주와 연방 사이의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시카고와 포틀랜드에 주 방위군 투입을 명령하자, 해당 지역 주지사들이 연방의 과도한 개입이라며 강하게 반발한 사례가 그 예입니다.

주지사는 한 주의 대통령이라 불릴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인물입니다. 그 한 사람의 결정이 주의 경제와 교육, 복지 정책의 방향을 바꾸고, 때로는 미국 정치 흐름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11월 4일에 유권자들이 행사하는 한 표는 버지니아와 뉴저지 주의 미래를 결정하고, 나아가 미국 정치의 향방을 바꿀 힘을 가집니다.

오늘은 주지사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오늘의 키워드 윤석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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