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NY 구급차 출동 시간 지연, 인력난이 원인

<앵커> 뉴욕시 소방국(FDNY) 구급차의 긴급 출동 시간이 4년 연속 지연되면서 시민들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FDNY 응급 의료 대원 노조는 만성적인 인력 부족과 시 정부의 투자 미흡을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습니다. 보도에 성영화기자입니다.

뉴욕시의 최신 시장 경영 보고서에 따르면, 생명을 위협하는 긴급 상황에 대한 구급차 평균 출동 시간은 2025 회계연도에 11분 21초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작년보다 29초, 그리고 2021년의 9분 34초보다 거의 2분 가까이 늘어난 수치입니다.

응급 의료 대원와 구급대원 4,500명을 대표하는 노조, 로컬 2507의 오렌 바르질레이(Oren Barzilay) 회장은 코비드19 팬데믹 이후 구급 요청 건수가 꾸준히 증가했지만, 인력과 자원은 제자리걸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요청 건수는 매년 수천 건씩 늘어나는데, 120만 건을 예상하고 투입하던 자원으로 계속 일하고 있다. 결국 무언가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출동 시간 지연은 인력과 구급차를 늘리지 않은 결과라고 강조했습니다.

바르질레이 회장은 이 보고서에 나타난 '평균 11분'이 모든 것을 말해주지 않는다며, 실제로는 고위험 호출에 20~30분을, 경미한 호출에는 몇 시간을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밝혔습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인력난입니다. FDNY 구급대원의 이직률은 70%에 달하며, 매일 약 2명의 직원이 떠나고 있습니다. 많은 응급 의료 대원와 구급대원이 3~5년만 일하고 더 높은 임금을 주는 다른 시 공무원 직종으로 옮겨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르질레이 회장은 낮은 임금을 근본적인 문제로 꼽았습니다. "우리는 뉴욕시 공무원 중 가장 낮은 임금을 받는다. 소방관, 경찰관, 환경미화원들이 우리보다 두 배를 번다"며, "빈곤 수준의 임금 때문에 직원들이 떠나는 것을 시 정부가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실제로 신입 응급 의료 대원의 연봉은 39,386달러부터 시작하지만, 신입 소방관은 45,196달러를 받습니다. 5년차 기준으로도 구급대원은 약 5만 9천 달러를 받는 반면, 소방관은 11만 달러에 달합니다. 노조는 3년째 임금 격차 해소를 요구하며 시 정부와 새 노사 계약 협상 중입니다.

현장에서 20년 넘게 일해온 베테랑 응급 의료 대원인 자시아 카넬로(Jasiah Canelo) 대원도 고된 업무와 낮은 임금 때문에 장기 근속이 불가능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때로는 야간에 6건, 7건, 10건까지 출동하지만, 돌아오는 급여는 모든 청구서를 지불하기에 부족하다"며, "과로에 시달리고 인력은 부족하다"고 토로했습니다.

바르질레이 회장은 응급 의료 대원과 구급대원들이 경찰관이나 소방관과 동일한 위험에 노출된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2022년에는 앨리슨 루소(Allison Russo) 중위가, 2017년에는 야디라 아로요(Yadira Arroyo) 대원이 근무 중 살해당하는 등 위험한 상황에 직면하지만, 시 정부는 이들을 제복을 입은 긴급 구조 서비스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에 대해 FDNY와 시청은 성명을 통해 지난 회계연도에 지난 25년 중 가장 많은 구급대원을 근무에 투입하고 있으며, 교육 역량이 허용하는 한 신속하게 응급 의료 대원을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구급차 회전율을 높이기 위한 병원 연락 담당관(HLO) 파일럿 프로그램, 비응급 호출을 원격 의료로 연결하는 기술 도입, 고밀집 지역에 구급대원 대응팀 추가 배치, 911 호출 시점 교육 캠페인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현장의 응급 대원들은 이직률과 인력 부족을 해소하지 않고서는 시민의 안전을 위한 골든타임을 지키기 어렵다는 절박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뉴욕 시민들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시 정부와 FDNY가 노조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K 라디오 성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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